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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일기

230819(토)

1.

인스타그램을 볼 때마다 정말 잘 살고 있구나 느끼는 고등학교 동창이 있다.

대학생 때부터 자신이 가야 할 커리어를 딱 잡고 그걸 위해 노력했고, 취직까지 바로 성공해버린 친구였다.

그 친구가 인스타그램에 남긴 기록들을 보고 있으면 대단하고 부러웠다.

무엇보다 나는 삼반수를 했는데, 그 친구는 현역으로 대학을 가면서 코로나 시기를 거의 빗겨나갔다는 것도 부러웠다.

인스타그램을 보면서 누가 부럽다고 많이 생각해본 적 없었는데, 그 친구한테는 계속 눈길이 갔다.

 

계속 비교하면서 나는 스스로를 끌어내렸다.

나는 다들 나름 괜찮다고 하던 대학을 두고 반수를 했고, 같은 동기들보다 2살 많은 나이로 새로운 대학에 입학했다.

내가 1년동안 열과 성을 다해 원하던 대학에 들어온 게 지금까지는 뿌듯했는데,

그 고등학교 동창은 나보다 낮은 대학을 나온 친구였으나 열심히 살아서 결국 대기업에 입사한 것을 보면서

20대의 가장 어린 나이를 갈아서 대학을 바꾼 게 잘한 거였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정말 이런저런 생각이 다 들었던 것 같다.

 

나는 나의 마음 속을 가만히 들여다 봤다.

나는 저 친구의 무엇을 부러워하는 걸까?

 

가만히 생각해보니까 답이 나왔는데, 나는 그 친구의 '자신의 가장 찬란한 습관을 열심히 기록하는 습관'을 부러워하는 거였다. 20대의 밝은 순간에 대해 열심히 기록하고 필요할 때마다 바로 들여다볼 수 있는 그 모습이 부러웠던 거였다.

나는 귀찮다는 이유로.. 많은 것을 경험하고도 소홀히 기록했다.

해온 것들만 따지면 나도 해보고 싶었던 것들은 다 해봐서 그런 류의 후회는 없는데, 그걸 남겨놓지 않아서 기록이 휑한 게 크게 아쉬웠던 것 같다.

 

2.

지하철에 앉아 생각해 봤다.

나는 인생 전체로 두고 보면 아직 어린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항상 내가 잘 못하는 것, 실수가 나오면 너무 괴로웠다.

왜 이걸 진작 안했을까 싶어 시간을 아까워했고 후회했다. 우울의 구덩이에 쉽게 빠지기도 했다.

 

문득 이렇게 되면 나중에 30대가 되면 내가 20대 때 안한 무언가를 후회할 것 같았다. 그래서 20대 때 꼭 해야할 것 같은 영상들로 유튜브를 검색해봤다.

 

거기서 챌린지유라는 유튜버가 올린 영상을 보게 됐다. 이 아래 항목들은 전부 그 영상을 보고 얻은 인사이트를 바탕으로 쓴 것들이다. 정말 많은 것을 이 영상들을 보고 느꼈다. 신기했다. 딱 내가 생각했던 걸 이야기해주고 있어서.

내가 누구고, 나는 무엇을 해야 하고, 이 세상을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 하는 고민을 하고 있었는데

이것에 대해 먼저 고민해 본, 나와 성향이 비슷한 30대 언니의 느낌이 들었다. 처음에는 그냥 듣기 좋은.. 뻔한 이야기 하는.. 그런 사람일까 의심의 눈초리로 영상을 보기 시작했는데, 영상 몇 개를 보고 나니 나에게 도움이 되는 이야기를 해 주는, 내가 가면 좋을 길을 먼저 걸어 본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20대에 꼭 해야하는 것들과 관련된 영상들을 찾아봤고, 위로받는 기분이었다.

지금까지 내가 살아온 것이 엄청나게 잘못되고 틀리지 않았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추천해주는 책들도 내 상황에 다 부합하는 책들이라, 시간을 내서 한 번 읽어보고 싶다.

특히 프레임에 대한 이야기가 인상 깊은데, 내 인생이 유독 어두워보인다면 '프레임 때문'일 수 있다고 했다.

자기합리화 아니냐, 단어만 바꾼다고 무엇이 달라지냐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프레임>이란 책을 꼭 읽어보길 추천해서,

요 근래에 한 번 읽어 볼 생각이다.

 

3.

나에게 없는 것, 남보다 부족한 것에만 집중해버린 게 문제였던 것 같기도 하다.

 

4.

나는 그렇게 늦지 않았다.

원래는 이 믿음을 잘 가지고 내가 하고싶은 것들을 하며 잘 살아왔는데, 갑자기 그 마음이 삐그덕대기 시작하면서 많이 힘들어졌다.

원래 이 때쯤이면 당연히 로스쿨 입시를 잘 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그 일이 잘 풀리지 않으면서 그렇게 된 것 같다.

 

5. 나의 정체성을 정해두면 그대로 행동하게 된다.

나는 책을 많이 읽을거야(X)

나는 책을 많이 읽는 사람이야(O)

 

내 이야기로 적용시켜보면

나는 공부를 좋아하고 잘하는 사람이야

정도로 쓸 수 있지 않을까?

 

그리고 나쁜 정체성 안에 나를 가두지 않는 게 더 중요하다는데

이건.. 진짜 힘들다...ㅎㅎㅎㅎㅎ 

 

2023년 하반기 나는 어떤 사람인가?

나에게 주어진 부정적인 프레임을 바꾸어 생각하는 사람

노무사 공부에만 성실하게 집중하는 사람

 

5. 

어차피 모든 분야는 융합으로 간다.무엇을 먼저 시작했든 간에 결국 다른 걸 계속 배워 융합시켜야 한다.평생 직장을 생각하며 전공을 선택하는 구시대적 태도를 버려라.대체 불가능한 것이 있어야 살아남는다.

 

이 생각은 요즈음 계속 드는 생각이었다.'브랜딩'.  이 키워드를 유튜브에서 몇 번 접했을 때에는 사실 일부 사람들의 어떤 개인적인 전략 정도에 그치는 것이라 생각했었다.

 

그러나 생각이 달라지고 있다. 우린 이제 앞으로 살아본 적 없는 세상을 살게 된다. AI가 많은 부분을 대체하게 될 것이다.이런 세상에서는 '대체 불가능한 나만의 것'을 갖는 게 중요해졌다. 이런 상황에서는 나라는 브랜드를 어떻게 만드는지가 중요할 수밖에 없어졌다.또한 상대와 소통하고 교감하며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직업군은 상대적으로 안전하긴 하지만, 이 또한 안심할 수는 없다고 한다. 종사자 수 자체는 감소할 수 있기 때문이다.

대체 불가한 사람이 되는 것이 생존의 방식이 되어 가면서 나 자체를 브랜딩하는 게 정말 중요해졌다 느꼈다.

 

6.

내가 지금까지 해온 방식, 성공한 방식만 기억하느라 앞으로 새로운 것을 배우지 못해서는 안될 것이다.

 

정답은 언제든지 수정될 수 있다. 하루가 다르게 변해가는 세상에서는 기존의 논리 자체가 무의미해지는 경우도 많다.

 

난 왜 과거의 나와 지금의 나가 다르다고 과거의 나를 그렇게 자책했을까?

지금 생각하기에 가장 좋은 것을 택하려고 노력하고, 그 선택은 후회하지 말자.

그렇게 행동한 데에는 이유가 있었던 것이다.

오히려 변화하지 않은 것이 더 이상한 것이 아닐까?

 

그렇기에 정답을 도출하는 데에 오랜 시간을 들이기 보다는, 나만의 것을 일단 대중 앞에 선보인 다음

그들에게서 다양한 의견을 받아 고쳐나가는 '수정'이 전제가 되어야 한다고 한다.